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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 성석제 성석제의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민음사)의 주도적인 서사원리는 사물의 핵심, 구체적인 가치, 독특성, 비교불가 능의 성질들을 다시 회복할 수 없는 방식으로 도려내는 상투화된 표현(formulaic expression)에 대한 전복의지이다. 성석제의 상 투어에 대한 부정은 집요하다. 오랜만에 해후한 유부남과 유부녀의 그야말로 통속적인 연애담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내면적 가치 없이 시류를 따라가는 현대인과 그러한 생활세계에 담을 싼 엄숙한 문학주의를 동시에 비판하는「통속」, “너도 꼭 너 같은 자 식을 낳아서 나처럼 고생을 해봐야 한다. 그때가 되면 내 마음을 알 것이다” 등 상투적인 표현으로 일관하는 아버지를 조롱하는 (그러면서 연민의 시선을 보내는)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더보기
재미나는 인생 - 성석제 나는 두루 찾노라. 그곳에서, 형적 없는 노래 흘러퍼져. 그림자 가득한 언덕으로 여기저기 그 누구 나를 헤내는 부르는 소리 부르는 소리, 부르 는 소리 내 넋을 잡아끌어 헤내는 부르는 소리 -- 김소월, 「무덤」 중에서 요즘은 ‘소설을 쓴다’ 하지 않고 ‘글을 쓴다’ 한다. 줄여서 글쓰기란 말을 사용한다. 재미있는 것이라고는 비디오 빼고 소설과 시 외에는 느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매우 이해하기 힘든 말인데 머리를 짜내본다면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다. 하나는 ‘소설’과 ‘시’라는 말 대신에 의식적으로 ‘글’이라는 말을 집어넣는 것이니까, 장르를 부정하는 말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는 장르 고유의 공식에 맞추어 이것저것 엮어서 창작을 하는 식상한 행위에 대해, 그것은 관습적 행위에 불과하고 진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