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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비평

최수철 비평 1.최수철-소설과 반소설 격동의 1980년대 전기간에 걸쳐 작가 최수철 만큼 지속적이고 열정적인 글쓰기에 몰두해 온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열정적이란 말에는 주석이 없을 수 없다. 고통스러움의 한 표상이기에 그 어원처럼 수난극의 이미지를 드리우고 있다. 십자가에 매달린 자의 고통과 열정, 그런 이미지가 작가 최수철에서 느껴짐은 나만의 편견일까. 첫 창작집 『공중누각ㄹ』(1985)에서 비롯,『화두,기록, 화석』(1987)을 거쳐『고래뱃속에서』(1989)에 이르렀는가 하면, 어느 사이에 장대한 무정부주의자 연작으로 이행하고 마침내 『속 깊은 서랍』으로 이를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이러한 글쓰기를 두고 작가 자신은 무정부주의자의 소행이라 실토한 바 있거니와 , 과연 어떤 점에서 그러한지에 대해.. 더보기
은희경 비평1 1. 아픈 여자들 여자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아프다. 그렇다고 그들이 수척하고 파리한 얼굴로 흰 가운을 입고 병실에 누워 있는 것도 아니며, 창밖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남아 있는 이파리의 수를 세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 곁에는 더이상 그들의 가녀린 손을 잡고 애처롭게 바라보는 남자들이 없다. 그들 곁에는 제때 챙겨 먹여야 할 아이들과 빨래감과 설거지 그릇들과 기한에 맞춰 납부해야 할 고지서들이 있을 뿐이다. 그 사실은 그들을 아프게 한다. 그들은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때로 구토를 일으킨다. 그들은 말없이 속앓이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정신병원을 다니거나 때로 자살을 한다. 그런데도 그들 곁엔 남자들이 없다. 남자들은 언제나 외출중이며 그들은 그녀들이 아프다는 것을 모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