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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

호적부 - 파트릭 모디아노 자신의 근원과 혈통과 정체성을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조각조각난 여러 이질적 문화적 사이에서 찢어진 채 유령처럼 떠도는 대신 굳건한 전통 속에 , 소속감 속에 뿌리내리고 싶어하는 간절한 욕구는 모디아노의 소설 도처에 고정관념처럼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소설『호적부 Livert de Famille』는 그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여기서 란 프랑스의 경우 호적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에서 신혼부부에게 발금하는 수첩으로서 그 속에 혼인증명서가 포함되며 장차 자녀가 출생하게 되면 그 출생신고 내용도 이 수첩 속에 기록된다. 따라서는 한 인간의 사회적 소속 관계를 공식적으로 증명해 주는 가장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다. 1977년에 발표된 이 다섯 번째 작품은 모디아노 소설들 중에서도 자전적인 색채가 가장 짙.. 더보기
황금 물고기 - 르 클레지오 오 물고기여, 작은 황금 물고기여, 조심하라! 세상에는 너를 노리는 올가미와 그물이 수없이 많으니 로 시작되는 황금물고기는 라일라라는 한 여인이 겪는 삶의 역정을 감성적이고 생동감 있는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인신매매 범들에게 납치된 뒤에 아랍 지역과 프랑스와 미국을 떠돌다가 마침내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자신의 고향을 되찾게 된다. 따라서 회교도들의 나라와 문명인들의 사회와 집시들의 거주지와 재즈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장소를 전전하는 그녀의 여정은 한마디로 표류하는 말로써 표현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틈만 보이면 자신에게 덫을 놓으려 드는 세상 앞에서 그녀는 아무런 대비책도 가지지 못한 채 숨고 달아나는 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듯 그녀는 탁류에 휘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