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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신경숙 비평2 - 신경숙의 "벌판위의 빈 집"은 『가장 슬프고 아름답고 무서운 이야기』(포도원, 1995년)에 실려 있습니다. 신경숙의 "벌판 위의 빈집"은 7쪽짜리의, 그러니까 2백자 원고지 30장을 넘지 않을 아주 짧은 단편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지난 6월 말 페루의 가톨릭대학에서 있었던 한국 문학 콜로키움을 위해 준비한 우리측의 텍스트에서 처음 읽었다. 길이는 장편( 掌篇)소설급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장편소설의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나를 이상하게 전율하도록 만들었는데, 이 콜 로키움에서도, 내가 예상한 대로 남미 문학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그쪽의 한 비평가는 신경숙의 작품 낭독을 듣 고 나서 “이처럼 무섭고 슬픈 이야기가, 이처럼 아름답게 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소감을.. 더보기
신경숙 - 기차는 7시에 떠난다 '형용사의 문학'이라는 별칭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신경숙의 소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윤곽을 가지지 않은,게다가 이미 실체를 가진 것들의 분명한 윤곽마저 시나브로 허무어 버리고 마는 남기(嵐氣)성의 이미지들이다. 이 이미지들은 신경숙 소설의 전성층에 고루 나타나면서 독특한 소설적 분위기를 , 아니 차라리 분위기의 소설이라고 말하는 게 더 나을 그런 소설 공간을 열어놓는다. 우선, 소설 구상의 단계에서 :인물들의 이름은 특정한 방식으로 선택된다. 비충이 약할수록 이름의 실체성이 강해지고 그 반대 방향으로 약해진다. 가령, 그의 소설의 한 대목에서 무심코 '유혜란'이나 '노태수'(「깊은 슬픔」) 같은 또렷한 이름을 보았다면, 그 이름의 소유자는 그 작품에서 미미한 보조역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더보기
신경숙 비평 2 신경숙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서로 가족이거나 이웃이거나 친구의 관계에 놓여 있다. 간혹 외지인이 작품 속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존재 가치는 작품 내적으로 볼 때, 미미할 뿐이다. 그런데 신경숙의 작품 세계에 가족 혹은 이웃의 자격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단순히 가족이나 이웃의 자격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운명의 실타래에 묶인 사람들처럼 서로가 서로의 삶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짐을 지우고 그 짐을 넘겨 받는, 이른바 공동체적 운명을 몸으로 살고 있다. 그의 작품 「겨울 우화」「지붕과 고양이」「황성 옛터」「등대댁」「밤고기」「어떤 실종」등의 경우가 특히 그렇거니와 다른 작품들에서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앞서 언급한 인물상의 관계가 모두 나타난다. 위의 사실.. 더보기
신경숙 - 벌판위의 빈집 불길한 아름다움 - 신경숙의 "벌판위의 빈 집"은 『가장 슬프고 아름답고 무서운 이야기』(포도원, 1995년)에 실려 있습니다. 신경숙의 "벌판 위의 빈집"은 7쪽짜리의, 그러니까 2백자 원고지 30장을 넘지 않을 아주 짧은 단편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을 지난 6월 말 페루의 가톨릭대학에서 있었던 한국 문학 콜로키움을 위해 준비한 우리측의 텍스트에서 처음 읽었다. 길이는 장편( 掌篇)소설급이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장편소설의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나를 이상하게 전율하도록 만들었는데, 이 콜 로키움에서도, 내가 예상한 대로 남미 문학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그쪽의 한 비평가는 신경숙의 작품 낭독을 듣 고 나서 “이처럼 무섭고 슬픈 이야기가, 이처럼 아름답게 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 더보기
신경숙 비평 - 63세대와 공룡의식 63세대와 공룡의식 김윤식 1. 세대론의 고해성사 이해하는 일과 공감하는 일이 어떻게 다르며 또 그들의 관계란 어떻게 정립되는 것일까. 문학사 밑 정신사에서 이 물음 만큼 소중한 것은 많지 않다. 질문자 자신이 그것에 참여하고 있는 겨우엔 특히 그러하다. 내 육체적 나이는 늙었지만, 내 정신의 나이는 언제나 1960년의 18세기에 멈춰 있었다. 나는 거의 언제나 4.19세대로서 사유하고 분석하고 해석한다. 내 나이는 1960년 이후 한 살도 먹지 않았다. -『분석과 해석. 』머리말- 이는 60년대 문학사 및 정신사를 주도해온 문제적인 개인 김현 씨의 1988년도의 심정고백서이다. 이러한 발언이 일종의 고해성사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편견일까. 고해성사란 신 앞에 자기 심정을 드러내는 종교적 행사의 일종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