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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효서

오남리 이야기 -구효서 평상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구효서의 「오남리 이야기」는 더없이 행복한 독서 공간이다. 이미 열한 살짜리 꼬마 강병태의 도저한 입심을 빌려 한내리 이야기(「라디오 라디오」, 1995, 고려원)를 들려주었던 구효서가 이번에는 십여 권의 소설을 낸 바 있는 사십대 소설가로서 직접 평상에 앉아 사람을 불러 모았다. 갇힌 동료를 위해 무엇을 할까 궁리하다가 는 심사로 쓰기 시작한 편지인데 따지고 보면 이 작품은 그의 전재산을 영치금으로 준 셈이다. 편지는 수취인 한 사람을 위한 글이니 독자는 넌지시 등 돌리고 앉은 자세로 들어야겠지만 엿듣고 훔쳐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것은 심리학의 기초에 속한다. 또한 문학의 기초인 「시학」에서 실제로 시체를 보면 혐오감을 느끼지만 그것을 예술적으.. 더보기
남자의 서쪽 - 구효서 구효서가 『남자의 서쪽』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는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아니, 아주 익숙한, 너무나 익숙 해서 진부하다는 느낌까지 주는 바로 그 주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마흔여섯 살의 나이에 ‘붉은산’으로 상징되는 닫힌 세계 곧 일상적인 늪에서 탈출하고자 몸부림 쳤던 아버지를 두고 있었지만, 그 아비에 대한 기억은 묻어둔 채, 일상의 삶을 자신의 삶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식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그런 인물이다. 그는 “저 자신 혹은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이랄지 도리라고 말해지는 것들을 별다른 저항감 없이, 어쩌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인물이며, 또 그 삶이 “분명 자신에 대한 세밀한 규제나 통제를 필요 로 하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 더보기